[책마을] 게으름은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

입력 2022-04-15 17:49   수정 2022-04-16 01:50

많은 사람이 게으른 이들을 혐오한다. 겉보기엔 멀쩡한 노숙자나 술을 끼고 사는 알코올 중독자, 우울증에 걸린 실업자를 보면 게으르다고 비난한다. 자신이 늦잠을 자거나 시간을 허비해도 “게을렀다”고 자책한다. 우리는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직업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걸 미덕으로 여긴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데번 프라이스 로욜라대 교수는《게으르다는 착각》에서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게을러지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열심히 일했다는 증거인 만큼 부정적인 시선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게을렀다고 느끼는 건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몸이 보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게으름이란 제국주의와 노예제의 유산을 통해 퍼진 거짓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성실한 일꾼이 신의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 청교도가 미국에 오면서 더욱 강화된 신념이라는 것이다. 식민지 노예와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게으름은 개인의 실패이자 처치해야 할 사회악으로 비난받았다는 얘기다. 게으름이라는 거짓을 믿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불행에 대해 그 사람을 탓하며, 특히 그 불행을 부른 원인을 게으름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게으름에 대해 잘못된 시선을 거두고 게으르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조언한다. 한계가 있고 휴식이 필요한 것은 죄악이 아니며, 자기 가치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가치는 생산성이나 성취에 달린 게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라고 충고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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